노조 회계감사 강화법안 잇따라 발의… 연간 조합비 1천700억원

2022-12-21     김현주 기자

 

국민의힘은 20일 노동조합 회계 감사 규정을 대폭 강화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노동조합 회계감사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회계자료 제출 의무를 규정한 '노조 깜깜이 회계 방지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노동조합 회계감사자의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 법적 자격 보유자로 하고, 노조 내 회계 담당은 감사업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은 노조에 회계감사자 선임을 의무화하면서도 회계감사자의 자격 요건은 따로 규정하지 않아 '셀프 감사'나 '지인 감사' 등 감사가 허술하게 진행될 여지가 있다.

이에 투명한 회계감사를 위해 감사자의 자격 요건을 명확히 했다는 게 하 의원의 설명이다.

개정안에는 또 대기업·공기업 등 대규모 노조가 행정관청에 매년 회계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예산·결산서 등 노조원이 열람할 수 있는 회계자료 목록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노조 회계제도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라며 "노조가 다루는 재정 규모가 1천억원이 넘는 만큼, 대한민국 노조도 깜깜한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의 세계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국회 부의장도 이날 '노조재정 투명화법'이라고 명명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노조 회계감사원의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 법적 자격 보유자로 한정하고, 노조 회계감사 결과를 독립된 외부 감사인에 의해 감사받도록 의무화한 것에 더해 노조의 재정 관련 서류 보존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 부의장은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은 노조의 기본 책무이자, 민주적 운영 기반"이라며 "노조가 비리나 부정 사용 의혹을 떨치고 재정 투명성을 기반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길 바란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전 당 회의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수가 113만명에 이르고, 연간 조합비가 무려 1천700억원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거액의 돈이 외부감사 눈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이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에 관한 현행법의 규정 미비로 인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법률 정비로 노조 회계가 정부 또는 독립적 외부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게 해 노조의 재정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