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또 증오범죄…귀갓길 아시아 여성에 1분30초 간 130번 구타
미국 뉴욕에서 한 아시아 여성이 불과 1분 30초 동안 130번 넘게 구타를 당하는 인종차별 범죄가 발생했다고 CNN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저녁 뉴욕주 용커스에서 자택으로 귀가하던 60대 아시아 여성은 자신의 아파트 앞에 서있던 40대 남성 용의자 타멜 에스코를 지나치던 중 인종차별 욕설을 들었다.
여성은 이를 지나쳐 아파트 입구로 들어섰고 로비로 들어가는 문을 열려고 하자 용의자가 뒤에서 접근해 여성의 머리를 가격했다.
이후 용의자는 바닥에 쓰러진 여성의 머리와 안면 부위에 125번에 걸쳐 주먹을 날렸고, 7차례 발길질을 한 뒤 여성을 향해 침을 뱉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같은 폭행은 1분 30초 동안 이뤄졌다.
경찰은 당일 오후 6시 11분께 현장에 출동해 아파트 밖에 서있던 용의자를 발견해 체포했다.
용의자는 살인미수와 2급 폭행 혐의로 기소됐으며 증오범죄 혐의도 적용됐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머리와 얼굴에 다수의 타박상과 열상, 얼굴뼈 골절, 뇌출혈 등으로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된 뒤 현재는 안정을 찾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미국에서는 아시아인을 겨냥한 인종차별 범죄가 끊이지 않았고 최근 뉴욕에서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뉴욕 맨해튼 중심가를 활보하며 아시아 여성만 노린 20대 남성이 폭행과 증오범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는 30대 한국계 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리가 노숙자의 흉기에 사망했고,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52세의 한국 외교관은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아시안 증오범죄를 멈춰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2020년 3월 19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단체에 보고된 아시아인 증오범죄는 총 1만905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