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발 방역패스중단 판결, 전국으로 퍼진다…집행정지訴 전국 첫 인용
23일부터 일시정지…대구지법 '방역패스' 60세 미만 이용객 중단 결정
대구 지역에서는 식당과 카페에 대한 방역패스도 금지된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방역패스'가 60세 미만 이용객에 한해 23일부터 '일시정지'되는 것이다. 식당과 카페에 대해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되는 것은 전국을 통틀어 대구가 최초이다.
타 지역의 전례를 보고 판결을 하는 법원의 특성 상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역패스금지 가처분소송에서도 대구의 판결이 인용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도태우·윤용진·박주현 변호사를 비롯해 청소년과 학부모 등 원고 300여명이 지난달 24일 권영진 대구시장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효력정지 신청' 내용을 대부분 인용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은 식당과 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과도한 제약이라면서 식당이나 카페의 경우 감염 위험도가 높지만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이용시설의 성격이 큰 점, 미접종자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강제당하는 측면이 있는 점, 1인 단독 사용이 허용되더라도 큰 의미가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9일부터 QR, 안심콜, 수기명부를 폐지한 방역당국이 방역패스는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늘고 있는 점, 현장에서의 혼선 등도 근거로 꼽았다.
12~18세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방역패스' 역시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화율이 현저히 낮고 사망 사례가 거의 없는 12~18세 청소년들을 방역패스 적용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제한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청소년의 경우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이상반응, 백신 접종이 신체에 미칠 장기적 영향 등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며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감염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령에 따른 위중증률 차이를 감안해 60세 이상에 대해서는 기존 '방역패스'가 유지된다.
이번 집행정지 결정은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온 후 30일까지 유지되는 임시조치지만 본안소송 결과가 언제 나올 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방역패스 폐지와 맞먹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원의 판결이 전국적으로도 방역패스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QR코드를 폐지하고 동선 체크를 포기하면서도 유지하려 했던 방역패스 마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려 곤욕스러운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