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죽음 부르는 데이트폭력...강력한 처벌 필요"
최근 5년간 227명 연인에게 ‘죽거나 혹은 죽을 뻔’...총 검거자 4만7천여명 중 구속은 단 4.2%"
[전호일 기자]최근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227명이 목숨을 잃거나 살해 위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죽음을 부르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데이트폭력 유형별 신고 건수, 입건, 조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된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227명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52명, 2017년 67명, 2018년 42명, 2019년 35명, 2020년 31명이다. 한 해 평균 45명이 연인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죽음에 이르는 위협을 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연인에게 폭행·상해, 체포·감금·협박, 성폭력 등을 가해 검거된 자는 4만7천528명으로, 무려 5만명에 이르는 사람이 데이트폭력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큰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인으로부터 폭행·상해를 당했다는 신고 건수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도 눈 여겨 볼 지점이다. 2016년 6천483건, 2017년 9천378건이었던 폭행·상해 신고는 2018년 들어 1만2천212건이 접수돼 처음으로 1만건을 넘겼다.
이후 2019년 1만2천615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만2천256건으로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만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폭행‧상해 신고 건수는 증가세를 보이지만, 실제 검거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2016년에는 신고 건수 대비 검거율이 96%에 달했다면, 2017년에는 81%, 2018년 61%, 2019년 56%, 2020년 52%로 점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폭행‧상해가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폭행‧상해 신고접수 시 수사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든 데이트폭력이 구속 등 강력한 제재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난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형사입건된 4만7천755명 중 구속된 인원은 겨우 4.2%(2천7명)에 불과하다.
경찰청이 제출한 ‘최근 5년간 데이트폭력 가해자 연령대별 현황’을 보면 20대가 가장 많고, 30대, 40대가 뒤를 이었다. 특히 전체 데이트폭력 가해자 5만9천38명 중 2030대가 3만5천693명으로, 가해자 10명 중 6명이 2030 젊은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2016년 2천799명, 2017년 3천873명, 2018년 4천805명, 2019년 4천781명, 2020년 4천277명이다. 30대 가해자는 2016년 2천336명, 2017년 2천868명, 2018년 3천569명, 2019년 3천395명, 2020년 2천990명이다.
연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2030 가해자가 5년새 42%나 증가했다.
이은주 의원은 “상대를 죽이거나 죽을 때까지 때리지 않고선 구속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같은 끔찍한 범죄는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죽음을 부르는 데이트폭력 범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