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론중재법 오늘 새벽 또 날치기 단독 통과"

야당 퇴장 불참 속 강행...오늘 오후 본회의 의결 앞두고 정국 얼어붙어

2021-08-25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오늘(25일) 새벽 4시께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반발 속에 문체위에 이어 다시 한번 단독으로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인 반면 야당은 '언론 재갈법'으로 규정, 정권퇴진운동까지 불사하며 총력저지에 나선다는 입장이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개정안은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해배상액 산정을 해당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과 연계하는 규정도 있고 정정보도와 함께 기사 열람 차단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개정안이 악의적 가짜뉴스 피해자 보호법으로 규정, 속도전을 벌여왔다.

박주민 의원은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는 것을 잘 안다"며 "대체적으로 언론 피해자 구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안을 집권 연장을 위한 '언론자유 말살법'이라 규정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극한 갈등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부터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회의장에서도 국민의힘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국민 앞에서는 협치 쇼를 하면서 날치기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언쟁이 계속된 끝에 전날 오후 3시20분 시작된 전체회의가 밤 12시까지 이어지자 법사위원장 직무대리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차수를 변경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수 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날 새벽 1시께 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회 심사를 마친 후 1일이 지나지 않으면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국회법 93조의2를 근거로 이날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빠진 채 이어진 법사위는 다른 법안들을 일사처리로 의결한 뒤 오전 2시를 넘겨 마지막 안건이었던 언론중재법 심의에 들어갔다.

법안의 일부 내용을 둘러싸고 민주당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2시간 가까이 진통이 이어졌다.

김용민 김승원 의원 등은 공익신고자보호법 관련 보도나 기타 공적 관심사와 관련된 보도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 면책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넓은 면책을 허용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송기헌 의원 등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범위를 넘는다며 반대했다.

오전 3시를 넘겨 약 30분간 정회를 한 채 논의를 한 뒤에야 해당 조항을 건드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대신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중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등 일부를 삭제하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했다. 손해라는 결과를 통해 중과실을 추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한편 법사위는 '인앱(In App) 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이날 의결했다.

사립학교 교사를 새로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위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하도록 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언론중재법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에서 의결된 쟁점 법안들이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의 처리에도 불참했다.

이 밖에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도 법사위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