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띄웠던 테슬라, 1분기에 3천억원어치 팔아치웠다

2021-04-27     김건호 기자

비트코인 대규모 투자와 전기차 결제 허용 등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띄웠던 테슬라가 1분기에 3천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26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1분기 재무제표를 공개했다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테슬라의 1분기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비트코인) 매각 대금은 2억7천200만달러(약 3천22억원)였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판매가 수익에 "1억100만달러(1천122억원) 규모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비트코인 판매 대금으로 영업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투자를 발표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띄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설명에서 "비트코인 투자는 좋은 결정임이 입증됐다"며 "일상 영업에 사용되지 않는 현금의 일부를 묻어두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에 만족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BC 방송은 "1분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테슬라는 1억100만달러 이득을 위해 비트코인 일부를 재빨리 판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기가 수익 증대를 도왔다"고 꼬집었다.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매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가상화폐 투자를 부채질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비판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고 금융정보업체 더스트리트는 보도했다.

가상화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한 투자자는 로마의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배신한 브루투스에 머스크를 빗대면서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보다 비트코인 거래로 돈을 더 많이 벌었다"고 지적했다.

채권투자사 본드앵글의 설립자 비키 브라이언은 CNBC 방송에 "비트코인은 유동성이나 다른 이점을 가진 현금성 통화가 아니다"라면서 "거래가 안전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가 시세 예측이 제한된 변동성 자산인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추가함으로써 "재무 상태의 명확성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