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징계...당대표 의무·책임 현저히 해태"
"큰 충격과 실망 거듭 사과..성평등 조직문화 개선 노력"
[신성대 기자]정의당은 29일 자당 소속 국회의원 성추행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김종철 전 대표에 대한 중앙당기위원회의 '당적 박탈' 결정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현저히 해태한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25일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당 대표단이 제소한 사건으로, 당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을 결정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 수석대변인은 "중앙당기위는 징계 사유에 대해 당규에 따라 성폭력에 해당하며 강령과 당헌·당규, 당의 결정을 현저하게 위배하는 경우, 당의 명예를 현저하게 실추시킨 경우, 당원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라면서 "징계양정에 대해 피제소인의 사건 행위는 고의성이 있고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했으며, 행위 양태에 있어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중요소로 당의 대표라는 피제소인의 지위로 볼 때 특히 엄격한 윤리성이 요구되며, 당헌·당규를 준수해야 할 의무가 상당하며, 일반 당원에 비해 사적·공적 언행의 사회적 영향력이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현저히 해태한 점을 인정해 무거운 징계가 불가피히다고 판단해 제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정의당은 이번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사과를 드린다"며 "성평등한 조직문화 개선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의당은 어제(28일) 자당 소속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김종철 전 대표의 제명을 결정했으며, 정의당 중앙당기위(징계위)는 이날 첫 회의를 마친 뒤 결정 공고를 통해 김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당 관계자는 "다툼의 여지가 없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으로, 당내 최고 수위 징계 조치다.
김 전 대표는 당기위 결정 직후 "당의 결정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막중한 책임감을 저버린 저에 대한 준엄한 징계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피해자와 정의당에 다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가 하루속히 일상을 회복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25일 사건을 공개하고 김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직위 해제한 뒤, 중앙당기위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