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독서의 맛을 알려주는 챕터북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 출간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 핸드폰만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독서가 좋다고 하니 책을 사주지만 아이들은 독서에 쉽게 빠지지 못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적당한 분량의 텍스트와 재미있는 그림이 섞여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챕터북이 딱이다.
대표적인 챕터북으로는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시리즈와 <코드네임 K> 시리즈가 있는데, '엉덩이 탐정'의 아성에 도전하는 순수 국내 창작 챕터북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숭민이의 일기> 시리즈의 이승민 작가와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의 하민석 그림 작가가 뭉쳐,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본격 수사 동화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를 출간한 것.
이 책의 주인공 개코와 나비는 인간에게는 그저 평범한 개와 고양이지만, 주인아저씨가 문을 닫고 일하러 나가는 순간 슬그머니 두 발로 서서 비밀의 계단으로 내려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이다. 두 형사는 여태까지 498건의 사건을 맡아 496건을 해결한 동물 나라 최고의 수사 콤비다.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 시리즈의 첫 권 《토깽이 박물관 도난 사건》에서는 개관을 앞둔 '토깽이 역사 박물관'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을 두 형사가 맡으며 시작된다.
챕터북의 첫 번째 재미는 캐릭터에 있다는 점에서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의 캐릭터는 매우 흥미롭다. 우직하고 행동이 날랜 강아지 형사와 몸 쓰는 건 귀찮지만 두뇌 회전이 빠른 고양이 형사는, 인간에게 매우 친숙한 캐릭터인데 사람이 없을 때만 대활약을 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군다나 개와 고양이는 사이가 안 좋다는 인간들의 편견에 반해 두 주인공은 둘도 없이 친한 친구이며 서로의 장점을 살려 결정적인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독보적인 캐릭터 외에도 첩보 영화 못지않은 빠른 전개, 탄탄한 추리 과정, 중간중간 독자들이 직접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다른 그림 찾기와 미로찾기까지 들어가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개냥이 수사대만의 재미있는 원칙(예를 들어, 개냥이 수사대 원칙 101번: 언제나 코를 잘 닦아야 한다. 냄새만 잘 맡아도 해결되는 사건이 있다)을 살려 증거를 발견하고 탐문 수사를 통해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캐트리는 과정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독자들이 벌써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고 말하는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 시리즈는 코로나로 지친 아이들에게 모처럼 독서의 즐거운 경험을 선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