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이산가족 상봉 최우선 해결해야...인도주의적 과제"

70년 오랜시간 이산가족 한 못풀은 것...남북 모두가 잘못하는 일

2019-09-13     정성남 기자
[사진=청와대]

[정성남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다른 일들은 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주의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산이 70년이 됐는데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이산가족의 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서로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처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런 얘기를 했고 두 사람 사이에선 공감을 해서 우선 상봉행사를 하는 걸로 발표했는데,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아서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산가족들에게 "빠른 시일 내 상봉행사도 늘려나가고 화상상봉, 고향방문, 성묘 이런 것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산가족 여러분 꼭 희망 가져주시고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흥남 철수' 당시 피란민들을 태웠던 '메르디스 빅토리호'를 언급하며 "2박 3일을 내려오는 동안 다섯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며 "출발할때는 만 4천명이었는데 돌아올 때는 만 4천 5명이 돼,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렀다"면서 실향민인 부모님의 흥남 철수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또, "어머니가 들려주신 흥미로운 기억이, 12월 24일, 떠난 다음날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미군들이 배 속 피난민들에게 사탕을 하나씩 나눠줬다고 한다. 한봉지씩 주지 못하고. 사람이 너무 많으니. 한알씩 줬다는 거다" 라며 "그 얘기는 어머니에게만 들은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 보니 정말 뭉클하면서 정말 고맙더라"고 당시 미군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정작 우리 쪽 상봉 신청은 순서가 오지 않았고, 이모님이 북쪽에서 신청한 게 선정이 돼서 만나게 됐다"며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며  2004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어머니와 함께 참석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함주군 흥남시의 우리 옛날 살던 곳, 어머니 외갓집을 한번 갈 수 있으면 더 소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