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온 거래소코인, 가상화폐 거래소 투기장화 우려

투명성이 강조된 블록체인 기술, 거래소 부터 투명해야 될 것

2018-10-04     인세영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가 스스로 만든 코인을 거래에 대한 보상으로 포인트 처럼 지급하고 있는 일명 "거래소코인"이 전체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을 왜곡시키고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한 매체에 따르면 올해 5월 출범한 에프코인은 거래소 이용자가 거래를 할 때마다 자체 토큰(FT토큰)이 채굴되는 '트레이딩 마이닝'을 도입하여 거래를 할수록 많은 토큰을 얻게 함으로써 인기를 끌었으나, 토큰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고 해당 거래소를 떠나버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거래소는 자사의 거래소에서 트레이딩을 많이 한 회원이 보상으로 받은 토큰을 차후 정산 배당하고, 이를 받은 회원은 거래소에서 직접 팔 수도 있게 하였다.  쉽게 말해서 거래를 많이 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는 것으로, 블록체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마케팅 수단이다. 문제는 이런 포인트를 자사의 거래소에 상장까지 시켜서 마치 거래소가 투기판 처럼 변질 되고 있다는 데 있다. 

에프코인은 트레이딩 마이닝 수익에 혹한 이용자가 대거 몰리면서 급성장한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늘면서 FT토큰 공급량도 빠르게 늘었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토큰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 . 결국 에프코인의 FT토큰을 비싸게 산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으며, 거래소 토큰을 받으려고 몰려왔던 투자자들도 결국 손실을 보면서 결국 거래소를 떠나 해당 거래소의 거래량은 다시 쪼그라 들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를 비슷하게 따라한 중국과 국내 거래소도 있다. 

중국계 거래소인 비트지와 코인베네가 거래소 코인으로 거래량을 늘린 것을 비롯, 국내에서도 캐셔레스트와 코인제스트 등이 자체 발행 코인으로 전체 거래량 순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캐셔레스트의 캡 코인 같은 경우는 가격이 수십배로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연출하면서 투자자을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시켰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높아진 가격으로 사고 팔고를 계속 하면 거래량은 늘게 되고, 그 만큼 위험에 노출되는 투자자들도 늘면서 거래소가 투기화 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 블로그들을 검색해 보면 캐셔레스트와 코인제스트의 자체 발행 토큰의 가격이 수십배에서 수백배 까지 올랐다는 홍보성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나서서 거래소 코인을 발행하고 스스로 자신의 거래소에 직상장 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거래소가 투기화 되도록 조장하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캐셔레스트의 자체 발행 토큰인 '캡'의 가격은 고점대비 5분의 1 토막이 난 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캐셔레스트는 자체 토큰의 거래량을 전체 거래량과 합산하면서 국내 거래소 거래량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국내의 한 매체는 유명 가상화폐 정보업체 중 하나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이 제공하는 상위 100개 가상화폐 거래소 중 70곳 이상이 실제보다 더 많은 거래규모를 사이트 상에 제공한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가상화폐 리서치업체인 블록체인 투명성 연구소(Blockchain Transparency Institute·BTI)의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서, "코인마켓캡이 제공하는 상위 10개 가상화폐 거래소 중 최소한 7개 거래소가 거래대금을 최대 100배 가까이 부풀려 제공하고 있으며 곳에 따라서는 거래대금이 수천배나 부풀려 발표되었다."고 보도했다. 

블록체인 투명성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코인마켓캡 기준 상위 10개 거래소 중 비박스(BiBox)와 비트제트(Bit-Z), 엘뱅크(LBank) 등 3개 거래소는 거래대금 규모를 실제치보다 각각 85배, 469배, 4400배를 부풀려 발표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몇몇 거래소들은 자사 거래소의 자체 코인의 거래량이 급증해 전체 거래량 합이 비정상 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존의 1,2위 업체인 빗썸과 업비트의 거래량과 맞먹는 현상 까지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대표적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도 자체 토큰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K씨는 "상장 된 다른 코인들은 거래량이 별로 없는데 소위 거래소 스스로 발행한 거래소 토큰들로 투기장이 펼쳐지면서 거래소의 거래량 순위가 뒤죽박죽이 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선택하는 지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라고 안타까워했다. "요새 거래소 코인 만든 거래소에서는 인위적인 펌핑(호가를 높여 가격을 일부러 급상승 시키는 인위적인 행위)이 가해졌다는 의혹도 일고 있는데  블록체인도 뭣도 아닌 단순한 포인트를 거래소에 상장시켜놓고 투기판을 만든게 문제인 것 같다." 라고 안타까워 했다.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임명수 부회장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가 정직하고 투명하게 유통되도록 지원하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업계의 가장 중요한 축이다."라면서 "거래소가 암호화폐를 펌핑하는 투기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자체정화가 안된다면 정부가 제대로 된 가이드 라인을 속히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본다." 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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