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수의 스타트업 소고(小考)](11) 스타트업의 인맥관리
은행에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80년대에 본점에 업무개선부라는게 생겼습니다.
무슨 일을 했냐하면요, 웃지 마세요
직원들이 고객과 유착 관계가 생기면 사고가 난다는 명분하에
고객들과 점심 내지는 차 한 잔도 못하도록 했음은 물론
어느 직원이 어떤 고객과 친한지의 여부도 조사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과의 관계가 영 비즈니스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서먹서먹한 관계가 되었지요.
심지어는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그 지점에서 받은 명함 없에는 거였습니다.
명함철 뒤적이면 명함 한장 한장 뽑아서 짝짝 찢어 발기던 그때...
정말 어떤 TV 프로의 "그때를 아시나요?" 였습니다.
지금이야 전혀 그러지 않고 오히려 고객과 친해서 인간적인 관계를 가지라고 종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다 사업이랍시고 하니 이게 사람 관계가 되었겠어요?
그리고 1999년, 2000년도. 인맥경영연구원 구창환 원장이 "CEO가 되기 위한 벤처파티'란 것을 했습니다.
참석 해 보니 100명도 훨씬 넘는 젊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그저 멍하니 인사만 하고,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지금과 달리 은행원들은,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주로 대출업무를 오래 해서인지 인사를 받아 왔던 입장이라 더 그랬지요.
어느날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닌데 싶더군요.
그래서 명함 한통씩 가지고 다니면서 부지런히 다가 갔지요.
그리고 저를 각인 시키려고 개량 한복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다녔습니다.
테헤란로에서 40대 중 늙은이가, 한복을 입고, 하얀고무신을 신고...
기억에 남을 것 아닙니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드림위즈" 콘텐츠제휴 담당하고 첫 미팅을 하러 갔는데
그 직원이 저를 보고는 벙~~~찌더라구요.
첫 마디가.
"아니~~저는, 저는, 어떻게 아버님이....."
그리곤 말을 못하더군요.
김수영대리 였죠. 젊은 처자....
각설하고 그 뒤로 부터 저는 명함을 부지런히 안버리고 모았씁니다.
명함철 몇권이 되더군요.
사무실 옮겨 다니면서도 그 무거운 명함철을 가지고 다니다가 10여년도 더 전
한국영화제작지원센터라는걸 운영 할 때에
"임명수의 세상 사는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이메일편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당시에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한창 떠 오를 때지요.
그런데 그 내용을 보니 식상하더라고요.
여기저기서 가져 온 좋은 말들을보내 주는 건데...현실과는 괴리가 있기도 하고...
그래서 내말, 내 얘기, 내 주위의 얘기를 내 글로, 내가 써서 내가 보내 주자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이 메일 편지를 보낸지가 매주 일주일에 한번씩 194회째.
저는 인맥 관리를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2,500여분께 보내고 있습니다.
당장저에게 도움이 되는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분들이 제가 무얼 하는지, 행동 반경이 어떤지,
등등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무언의 응원과 지원.
저의 큰 힘입니다.
저는 인맥관리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식사 때 되면 같이 백반 한그릇 같이 먹고, 뭐 그런 사이요.
인맥 관리 중요 합니다.
그러나 책들을 보고, 또 기타 얘기들을 들어 보면 內在 된 공통의 주제가 있지요?
이 인맥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 할 것인가, 머 그런거요.
그런 목적을 두지 마시고 스스로 순수하게 관리 하고, 아니 관리란 말도 어패가 있습니다.
그냥 내가 아는 사람, 내가 응원하는 사람, 나에게 명함을 준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대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내드릴까요?
인맥관리.
목적을 두지 마시고, 서두르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인간적으로 대하시기 바랍니다.
START-UP.
특히 명함 준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필자소개
임명수
(현)한국P2P투자협회 회장
(현) (주)팝콘뱅커스 대표
(전)비트뱅크닷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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