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후보교체, Plan B 이야기 왜 나오나? 경선에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라는 검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어서이다. 나오려 애쓰지만, 몸은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들어갈 뿐이다.
여권 중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핵심을 우리는 '친문'이라고 한다. 이재명 후보 세력과는 일부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집단이다. 친문 입장에서 내년 대선을 봐야 판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친문에게 정권 연장과 정권 재창출, 그리고 정권 교체의 의미는 크게 다르다. 친문 적자인 이낙연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정권 연장이고, 친문이 아닌 이재명 후보와 범여권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정권 재창출이다. 물론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정권 교체다. 당연히 친문은 이낙연 후보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길 원했지만, 결과는 이재명 후보로 결정되었다.
친문은 4년 반 동안의 집값 폭등 등 수많은 실정(失政), 수면 밑에 잠시 쉬고 있는 울산 선거사건, 원전 사건 등이 정권교체나 정권 재창출 뒤에 불거져 나오면 20여 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인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현재 모습이 남의 일이 아니다. 생사가 달린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7월 11일 6명의 당내 예비 경선 후보가 확정되었다. 그리고 경선일정을 4~5주 미루고 10월 10일 확정하기로 하였다. 친문은 친문 적자로 볼 수 있는 이낙연 후보가 과반을 받기를 원했겠지만, 이때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반수 이상이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세간을 흔들고 있는 '대장동 게이트' 사건의 대형 이슈로 떠오른 것은 8월 31일 경기 경제신문 (박종명 대표기자)의 기사였다. 박종명 기자는 익명의 제보자가 '수상한 회사가 있다. 페이퍼 컴퍼니 같은데 확인해 줄 수 있냐'라고 물어보며 서류를 조심스럽게 전달받았다. 그 제보를 바탕으로 나간 첫 번째 기사 제목이 "이재명 후보님, (주)화천 대유 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까.?"였다.
왜 이 묘한 시점에 이재명 후보를 공격할 제보가 있었을까? 우연은 아닌 듯하다.
▲ 대장동 게이트는 단군 이래 최대의 대국민 약탈 사기극
필자는 그 기사와 후속 보도 몇 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부동산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는 실현 가능한 최적의 금융구조를 짜는 일이 사업 성공의 절반이나 마찬가지다. 대장동 게이트는 핵심 금융구조가 초반부터 통째로 보도되었다.
성남시, 성남 도시개발공사, 성남의 뜰, 화천 대유 자산관리회사, 천화 동인 1호에서 7호, SK증권의 특정 금전 신탁, 하나은행 컨서시움 등이다. 대장동 게이트의 스킴 (scheme, 프로젝트 도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고급 정보였다.
필자는 대장동 게이트 초반 기사만 보고도 이재명 후보가 단군 이래 최대 모범사업이라는 호언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았고 바로 이렇게 표현했다. "공영의 탈을 쓰고 483명에게 땅을 헐값에 사서, 그 땅에 지은 아파트를 민영의 이름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여 6천여 명에게 바가지를 씌워 7명 플러스 알파들에게 경실련 추산 1.8조 원을 독식하게 해 준 대국민 약탈 사기극"이라고 하였다.
땅값을 당시 시세보다 약 4천억 원을 싸게 사고, 아파트 한 채에 2억 원이면 지는데 약 7억 원 이상 분양하여 지금은 15억 원이 간다고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부당이득금만 약 1조8천 억원에 이르지만 아마 정확히 따지고 들어가면 족히 수조 원의 돈을 이재명 후보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자들에게 몰아준 단군 이래 최대의 관(官) 주도 부동산 초대형 사기극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하여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이라는 진중권 전 교수의 말처럼 민·형사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통장으로 단 1원도 안 받았지만,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에 처해 지금도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징역 17년에, 벌금만 130억 원의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실무자인 유동규 성남 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이 배임죄, 뇌물죄 등으로 구속되었다. 또 이재명 후보의 수많은 각종 소송사건에 수십 명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은 금방 밝혀질 일이다.
아무리 권력이 검찰과 경찰을 억눌러 사건을 축소하려 해도 이재명 후보가 온전하게 대선을 끝까지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거의 없다. 73%의 국민이 특검해야 한다는 여론은 갈 수록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정권교체 여론도 58%로 증가 추세이다.
대장동 게이트는 거론되는 금액, 검은돈 잔치에 거명되는 전 대법관 등으로 가뜩이나 집값 폭등, 코로나로 인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생계 어려움, 청년들이 일자리 등으로 분노하여 불타고 있는 국민 가슴에 휘발유를 부은 사건이다. 결코, 어영부영 사그라들 일이 아니다.
결국 대장동 게이트의 전체 설계자인 이재명 후보는 어떤 형태로 든 지 국민이 이해하는 수준의 처분을 받지 않으면 민심이 폭발할 수 있고 현 정권이 감당하기 힘들다. 따라서 친문은 후보교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 대장동 게이트 제보자는 누구이고, 왜?
다시 지난 8월 31일로 돌아가 보자. 그렇다면 누가 대장동 게이트를 제보했을까? 최초로 보도한 박종명 기자는 "제보 내용을 보면 세부적으로 나눠서 구체화해서 제보를 해 주었다. 신뢰할 수 있는 자료도 첨부하여 이거는 100% 아시는 분이 제대로 된 팩트 갖고 제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한다.
현재로는 친문이나 친문으로 불리는 이낙연 후보 측에서 제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친문은 이재명 후보로 정권 재창출이 되면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감옥에 가게 한 일 등과 같거나 심하면 야당 정권교체보다 더한 판 갈이나 정치보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실제 이재명 후보 측은 정권교체론이 점점 강해지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 일부는 정권교체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9월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문재인 정부 계승'을 거듭 외치고 있는 당내 대권 경쟁자 이낙연 전 대표와 확연히 다른 행보다. 친문은 이재명 후보의 본심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대장동 게이트를 제보하는 측에서는 형사 문제로 불거져 이재명 후보가 자연스럽게 낙마 또는 이재명 후보만 살짝 도려내는 정도로 끝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 역시 정치와 같이 살아있는 생물이라 증거에 증인을 따라가면 친문까지 다치는 일이 생길까 두려워했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수사의 칼끝이 원하는 환부까지만 들어가길 바라지만 몹시 어려운 일이다. 사건을 다루는 수사관도 있지만 매섭게 파고드는 언론과 바라보는 국민을 속이기에는 이제 일이 커졌다.
현재까지는 검찰과 경찰이 청와대 쪽을 보고 눈치를 보며 속도와 범위, 깊이에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리 어려운 사건이 아니라 이미 수사 일선에서는 사건의 잔뿌리까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친문도 이미 사건의 전말과 이재명 후보의 미래도 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이다.
내년 3월 9일까지 불과 5개월도 채 안 남았다. 이재명 후보의 구속 등 신병에 문제가 생긴 상태에서는 지금의 정권교체 여론 등으로 미루어 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후보교체를 위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또는 Plan B를 가동할 시간 여유가 별로 없다.
▲ 그렇다면 거론되는 민주당의 교체 후보는 누구인가?
친문은 그동안 다크호스로 거론되던 유력 후보들이 모두 사라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고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이다. 이제 누가 친문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유시민 노무현재단 전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이사장 3년 임기를 마치고 4일 퇴임했다. 그리고 1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 합류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 언론에서 대장동 게이트의 파급력에 따라 유 전 이사장이 직접 플레이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이재명 계는 분명 아니고 친노와 친문의 상징성과 영향력을 함께 지니고 있다. 두 번의 국회의원과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만만치 않은 경력도 가지고 있으며 고향이 경남 밀양으로 영호남의 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확장력이 있다.
두 번째 거론되는 인물이 김부겸 총리다. 한나라당으로 정계에 입문하여 열린우리당 등 4선의 의원 출신이다. 총리 전에 문재인 정부 행안부 장관을 하였다. 현재 야당의 본거지인 대구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 도지사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고 실제 대구, 경북에 어느 정도 지지세를 확보하여 친문 후보로서 호남세를 더하면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로 손색이 없다. 다만 총리로서 코로나 정국 대처에 대하여 호평을 받고 있지 않은 단점이 있다.
세 번째가 이낙연 후보다. 이재명 후보에게 졌지만, 시종일관 신사적이고 안정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막판 3차 경선에서 대장동 게이트 여파로 63%에 가까운 지지를 끌어내기도 하였다. 다만 호남 출신으로 영남권의 지지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 범여권이 총력으로 지원해야 승산이 있어 보인다.
대장동 게이트를 보면서 많은 국민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속살을 보게 되었다. 야당이 정권 교체해주기를 바라는 국민은 이재명 후보가 완주해주는 일이 감사(쌩큐)하겠지만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후보교체가 좋다.
▲ 장기판 엎을까 걱정돼.
며칠 전까지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한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 '이재명은 합니다'. 맞는 말이다. 그는 못 하는 게 없다. 최소한 내 주변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형수 쌍욕'도 이재명은 하고, 적어도 내 주변에는 한 사람도 없는 '전과 4범'에 '논문 표절'도 이재명은 한다. 진실로 그는 못 하는 게 없다. 거짓말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나라도 기꺼이 팔아먹을 사람이다." 이재명 후보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돈벌이하는 기업인은 모두 토건세력, 반도체 세력, 조선해양 세력, 자동차산업 세력, 유통 세력, 금융 세력, 디지털 세력, 플랫폼 세력 등으로 척결 대상으로 부르주아로 몰릴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측근 세력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새끼돼지들(노멘클라투라)처럼 각종 이권은 독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은 월 몇만 원의 기초소득을 감사하게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범적인 대장동 게이트 모델을 전국, 전 업종에 확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여당은 친북 정도 수준이지만, 이재명 대통령 정부의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등 요직은 모두 동부연합 등 종북세력들이 전면에 나설 것이다. 친북, 종북을 넘어 북한과 한 몸인 동북(同北)이거나 심하면 북한에 굴종하는 굴북(屈北)의 대한민국 모습이 상상된다.
아무리 진영으로 나뉘어 죽기 살기로 싸워도 대장동 게이트는 아니다. 아니 조만간 밝혀질 일이다. 두고 볼 일이다.
동네 공원에서 벌어지는 막걸리 내기 장기도 못된 '장기꾼'은 상대방을 일부러 약 올리며, 하지 말라는 훈수도 받고, 억지 쓰며 무르기도 하다가 이도 저도 안 되면 아예 장기판을 엎어버린다. 그리고 상대와 구경꾼들에게 멱살잡이한다.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그런 일이 이번 대통령 선거판에서 벌어질까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중앙대 경영학 석사, 은행, 주택금융공사, 국제무역사, 부동산개발전문인력 출신의 금융전문가
바른역사회복국민운동본부 사무처장 및 5개은행 연합회 사무총장 및 회장 역임.
현, 한국디지털자산금융협회 설립추진위원장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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